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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리더의 절제가 AX 성공 가른다

  • 13시간 전
  • 2분 분량
지시 많으면 조직 과부하 결과물 홍수에 검토 병목 정교하게 가치 검증하고 조직 방향성 가다듬어야
지용구 더존비즈온 공동대표
지용구 더존비즈온 공동대표

기술은 대개 인간의 결핍을 메우는 도구로 태어난다. 초기 단계에서 기술은 대부분 불편을 줄이고 시간을 아끼며 파편화된 정보를 모으는 니즈의 충족에 사용된다. 그러다 사용자가 자신의 맥락 안에서 기술을 능숙하게 다루기 시작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기술이 단순한 생산성 도구를 넘어 인간 사고의 확장과 표현의 즐거움을 주는 향유의 대상으로 진화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중요한 지점은 니즈의 충족 이후에야 기술의 향유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AX(인공지능 전환) 시대에 이 명제는 특히 더 중요해진다.



요즘 주변에서는 "AI를 잘 사용할수록 일이 더 많아진다"고들 한다. 실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조사 결과 지식노동자의 75%가 AI를 업무에 쓰고 있지만 그중 68%는 업무 속도와 분량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업무 시간의 절반 이상이 커뮤니케이션에 소비되는 상황에서 AI가 만들어낸 방대한 결과물이 오히려 검토 병목이라는 새로운 문제를 일으킨 것이다. AI를 잘 쓸수록 일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 더 많이 보이고, 더 많이 쓰게 되면서 조직 전체가 검토의 늪에 빠질 위험이 커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생산성의 실패가 아니라 생산성의 방향 전환으로 이해해야 한다. 기술이 성숙해지는 것보다 그 기술을 다루는 사용자의 습관이 성숙해지는 게 더 중요한 시대가 온 것이다. MS의 조사에서도 AI 파워유저는 일반 사용자보다 새로운 프롬프트를 연구하고 업무 프로세스 자체를 재설계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나타났다. AI 숙련도가 단순히 시간을 절약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업무 범위의 폭발적인 확장으로 이어진다는 방증이다.



즉 AI는 할 일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이제 이것도 할 수 있겠다"라는 가능성을 늘린다. 조직의 리더 입장에선 더 많은 인사이트를 뽑아낼 수 있고 더 세밀한 검토 포인트를 발견하며 더 많은 지시를 내릴 전달 욕구가 샘솟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 리더의 절제가 없다면 조직의 구성원은 그 결과물의 홍수 속에서 과부하에 먼저 빠지게 된다. 필자 역시 이 지점에서 스스로 느끼는 바가 크다. 말과 행동의 일치가 어려운 이유는 대개 실행이 아닌 다짐에서 멈추기 때문이다.



결국 핵심은 리더의 'AI 사용 습관'이다. 파워유저일수록 리더로부터 AI 사용이 중요하다는 신호를 더 자주 듣는다고 한다. 리더의 태도가 기술 도입의 속도뿐만 아니라 그 기술을 대하는 조직의 문화 자체를 규정한다는 의미다. 기술은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기술의 고도화가 아니라 이를 다루는 리더의 성숙한 습관이다.



리더는 AI가 주는 사고의 확장을 즐기되 그것이 조직의 과부하로 이어지지 않도록 자신을 절제해야 한다. AI를 통해 확보한 시간을 더 많은 지시를 내리는 데 쓰기보다 결과물의 가치를 정교하게 검증하고 조직의 방향성을 가다듬는 데 할애해야 한다. 기술의 향유는 단순한 즐거움이 아니라 그 결과에 책임을 지는 성숙한 습관 위에서만 온전히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용구 더존비즈온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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